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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야기

[유럽여행] #4 베를린에서의 행복한 만남

어젯밤 이야기를 안 할 수 없다. 도미토리의 특징은 잠을 깊게 잘 수 없다는 것이다. 

8인 도미토리인지라 사람도 자주 바뀌고 어제는 밤 12시 넘어서 아주 큰 러시안 여자 두 분이 들어오셔서 

잠시 짐 정리만 하고 다시 밖으로 나가는 것을 보았다. 아내가 2층을 쓰고 내가 1층을 써서 안 보려고 해도 

의식할 수밖에 없다는 점 ㅠ 그리고 여자는 그나마 그런 사람이 별로 없지만 남자 중에는 코를 많이 고는

친구라도 들어오는 날엔 ^^! 잠을 자는 건 포기하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


오늘의 일정은 내일 로텐부르크로 이동하기 위한 버스 시간표를 알아보기 위해 중앙역(BahnHof) 가서 

알아보기와 * 우리가 선택한 2번째 크리스마스 마켓! 동화같은 마을 로텐부르크 


오후 우리의 독일 친구 2명을 만날 계획이다. 

베를린을 떠나기 전 반드시 해야 하는 약속이었기에 신나게 준비할 수 있었다.




10시에 숙소를 빠져나와 어제 먹고 남은 페트병을 챙겨 마트로 향했다. 모든 마트에는 재활용 기계가 

입구에 있다. 그곳에 페트병을 통째로 넣으면 세탁기 마냥 돌다가 물건을 인식하고 계산 후 영수증이 나온다. 

우리가 넣은 건 1.5L 1개, 500ml 1개 총 2개를 넣었는데 0.5센트가 나왔다. 


이 영수증을 마트에서 현금처럼 사용하거나 

현금으로 교환할 수 있다. 독일의 쓰레기 재활용률이 80% 이상이니 대단한 나라가 아닐 수 없다.

거리를 걷다 보면 쓰레기통을 뒤지는 나이 드신 분들을 볼 수 있는데 바로 이 페트병을 주우러 다니시는 

모습이었다. 우리는 교환된 영수증을 챙겨 두 손만 한 프레첼 빵과, 페이스트리, 코코아 우유를 구매해 이동했다.


그리고 이 날 처음으로 열차 안에서 표 확인이 있었다. 독일은 무임승차시 약 6만 원 정도의 벌금을 내야 

한다고 한다. 그리고 그 횟수가 누적될수록 그만큼 벌금이 올라간다. 우리나라처럼 터무니없이 비싼데 

과연 그것을 인정하며 낼 수 있는 분들이 얼마나 있을까 생각되는 부분이었다. 선진국의 문화는 작은 것에서부터 쌓여 이루어지는 것들이 많은데 우리는 큰 틀만 베껴오는 경향이 없지 않아 있는듯했다.


다시 여행으로 돌아와 우리는 중앙역에 도착하여 몇 개의 안내표를 챙겨 역 내 맥도날드에서 쉬기로 했다. 

계산을 하는데 카드에 서명이 없다며 직원이 여권 사본을 보여달라고 했고 우리는 사본을 확인한 후에야 

음식을 먹을 수 있었다. 확인하는 절차가 굉장히 중요한 시스템이라는 것을 그때 또 느꼈다. 잘못되었을 때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에 사전에 이런 확인을 하는구나...^^ 많이 배운다. 


그나저나 표를 확인해야 하는데 도무지... 그래서 검색을 하였다. 아이폰 기본 페이지가 구글인 관계로 

"베를린에서 로텐부르크" 이렇게 키워드를 검색하니 응? 응?! 응?!! 



기차 스케줄에 대한 시간이 다 나와있다. 아주 친절히 나와있는 것이 아닌가?

플랫폼 위치 시간까지 아주 자세히~ 우리는 유레일패스를 가지고 있어서 별도 표를 구매할 필요가 없고

스케줄이 필요했던 터라 딱 맞는 ~ ^^ 내용이었다. 미션 해결!


* 네이버보다 구글이 좋은 이유

- 네이버는 말 그대로 국내 서비스이다. 우리나라 사람이 보기 편하고 좋은 UI 인터페이스로 구성되어있다.

직관적이고 정확하고 빠른 검색. 그러나 구글은 좀 더 인공지능 적이다. 그리고 그 규모가 전 세계적이다.

다른 도시를 가서 검색해도 같을 것이다. 외국어만 잘하고 구글을 잘 활용하면 더 많고 다양한 정보의 세계를

만날 수 있으니 말이다. 


아주 가벼운 마음으로 오늘 만날 장소인 ZOO 역으로 향했다. 

여기는 번화가이다. 그리고 늦게 알았지만 가장 화려한 백화점 KaDeWe 백화점이 이곳에 자리 잡고 있었다.


 

  


우리는 일찍 도착해 주변 쇼핑을 관광하였다. 볼 것도 많고 젊음도 넘치고 ^^ 이곳이 핫하구나를 느끼면서

시간이 되어 다시역으로 가고 있는데.. 어디서 낯이 익은 키 큰 여자분의 얼굴이 들어왔다.

그렇다! 바로 독일 친구였다. 우리는 깜짝 놀라 몇 분 동안 계속 웃었다. 세상이 좁다 한들 이렇게 좁을 줄이야 ㅎ


우리는 먼저 KaDeWe 백화점 안으로 들어가 유니크하고 키덜트 한 상품들을 구경하였다.



크리스마스를 맞아 이쁜 엽서들도 많고 구경을 마치고 스타벅스로 향해 자리를 잡았다.

뭐니 뭐니 해도 만남에는 선물이 빠질 수 없는 일!^^ 

우리는 미리 준비해온 맛김, 핫팩, 믹스커피, 내가 좋아하는 나노 블록 "브란덴브루크 문" 을 친구 2명에게 

공평하게 나눠주었다. ^^ 너무 좋아하는 모습에 보람을 느꼈고 


그 친구는 우리에게 본인이 포장하고 어머님이 직접 구워주신 맛있는 쿠키와 백화점에서 구입한 초콜릿을 

주었다. 둘 다 너무 맛있어서 지금도 생각이 난다. 핸드메이드라는 것은 이런 것^^!



우리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고 독일에 대한 목표를 다시금 일깨워준 소중한 시간이었다.


다시 밖으로 나가 크리스마스 마켓 안으로 들어가 시래기부어스트라 부르리~!(시래기 맛의 야채와 소시지)

햄+감자를 먹었다. 글뤼바인 또한 빠질수 없는 대표 마켓 술이니까 이것도 빼놓을 수 없다.

여기서도 글뤼바인 잔을 ㅎㅎ 가져가자!



    

서서 무엇인가를 먹은 적이 별로 없는 우리지만 독일에 와서 그것도 3일 만에 이런 모습이 너무 좋았다.

밥을 먹으며 핸드폰을 보고 있는 이도 없고 서로가 서로를 마주 보며 많은 이야기들을 나누고 주변의 풍경을 

감상하고, 서서 먹으니 다리가 아파 금방 먹고 같지만 정말 긴 대화를 나누며 저녁시간을 즐기는 이들의 모습이 

신기하고 부러웠다.


거리는 이쁜 트리들과 조명이 크리스마스가 오고 있음을 알게 해주어서 좋았고 나 역시 사진 찍기에 바빴다.


  
  


독일 친구들이 많은 것들을 보여준 것 같아 너무 좋아다. 그리고 크레페! 도 맛있게 먹었다.

또 큰 마켓에 들어가 몸에 좋은 약이나 실생활에 많이 쓰는 것들을 안내를 받으며 쇼핑도 하였다.

밤 8시가 되어 우리가 피곤했는지 친구가 피곤해 보인다며 지하철까지 우리를 안내해 주었고 우리는 행복한 

일정을 마치고 헤어졌다.  너무 좋은 금요일 밤 시간을 내주어 정성을 다해 이야기해주고 보여준 두 친구들에게 

또 한번 감사의 마음을 느낀다.


이 크리스마스 마켓 기간은 독일 전체가 축제이고 하나가 되는 곳인 것 같다. 숙소 돌아오는 길은 

물론 피곤했지만 행복했다. 내일 로텐부르크에서는 어떤 일들이 기다릴지 기대된다. 그리고 숙소에 돌아와 

미리 짐을 다 정리했다. Schlaf Gut ! (슐라프 굿) = 잘 자~